새벽 3시 50분...
귀가를 찢을듯한 엔진소리에 눈을 뜬다.
한국의 나폴리라 불리는 통영의 밤 아니, 새벽은 보는 것과는 달리 고통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이내, 한기와 코막힘이 내 몸을 감싼다.
왜 일까?
창문을 열어놓고 잠을 청한것이다.
이런... 오늘 경기날인데...
창문을 닫고, 으실으실한 몸을 이불속에 묻는다.
역시 통영의 밤은 고통이 아니었음을 느낀다.
그러나, 대회의 긴장감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한다.
20여번의 대회를 참가했지만, 대회 때문에 잠을 못이룬적이 없는데..
왜 일까?
죽음의 싸이클 코스.. 부족한 싸이클 훈련량...
이게 내가 잠을 청하지 못하는 이유 인듯싶다.
어느새 휴대폰의 알람이 대회준비를 알리고 있다.
우리 일행은 식사를 한 후, 경기장으로 향한다.
새벽에 문을 열어놓고 자서 그런지, 몸 상태가 그리 좋지 많은 안다.
그러나, 벌써 던져진 돌...
이젠 완주라는 글자만 머리에 떠올린다.
수영 출발전.
남자의 자격팀으로 인해 주위가 시끄럽다.
각종 카메라와 무인카메라 헬기가 공중을 떠 다닌다.
예전의 통영대회와는 달리 경기참가자와 관객들도 많다.
수영 출발 신호가 울린다.
물위에 기러기 같은 모습으로 물살을 가르는 철인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릴레이조라 제일 마지막에 출발하는 나와 나의 아내..
출발신호와 함께 우리 부부는 사람들 속으로 뛰어든다.
아내는 이내 쳐저 내 시야에서 사라진다.
내 뒤로 초록색깔의 공들이 수없이 지나간다.
이후, 알록달록한 공들이 내 뒤로 지나간다.
몸싸움을 싫어하는 나이지만, 이번대회에서는 마지막 출발인지라, 사람속을 파고든다.
이들에게 나는 멈출줄 모르는 코뿔소와도 같을 것이다.
코스 이탈로 좀 헤메기는 했지만, 여지껏 수영중 가장 도전적이었던 수영인듯 싶다.
수영을 끝내고, 릴레이조에게 칩을 넘겨준다.
그리고, 나는 다시 내자리 돌아와 내 애마에 올라탄다.
항상 앞에서만 출발하던 것에 익숙해 있던 나로서는.. 추월해야 하는 사람들이 너무 나도 많게 느껴진다.
"추월"이라는 소리를 외치며, 수많은 사람들을 앞지른다.
그러나, 비켜주지 않는 사람이 많다.
이내, 중앙선을 넘어서 추월을 시도한다.
그러나, 중앙선에 설치된 볼라트에 싸이클이 걸린다.
내 애매가 휘청대면서 넘어질려고 한다. 억지로 자세를 잡아보았다.
그러나, 속도계가 바퀴에 부딪치며 요란한 굉음이 들린다.
잽싸게 속도계를 재껴버린다.
그리고, 다시 주행을 한다.
그러나, 앞에 인파들이 너무 느리다.
다시 추월시도..
다시한번 중앙선 볼라트에 걸린다.
"윽~~"
살아야 겠다는 생각이 절실하게 든다.
"확실하지 않으면 추월 포기하자."
이런생각이 든다.
이때부터, 통영의 가을이 눈에 들어온다.
옆으로 펼쳐진 바다. 그리고, 구불구불한 산길..
드라마에서 나오는 그런 장면과 같다.
춥지도 않고, 덥지도 않은 바람...
포기하는 것이 있으니, 얻는 것이 생긴다.
상큼한 바다냄새..
조금은 쾌쾌한 부두냄새...
갑갑한 서울에서 언제 이런것들을 느끼겠는가...
"그래 맘껏 마시자."
통영의 내음을 마시며, 애마는 달린다.
통영의 가을에 너무 취했나?
갑자기 오르막에서 싸이클 체인이 벗겨진다.
얼른 클립에서 슈즈를 벗긴후, 싸이클에서 내려, 길 가로 자전거를 옮긴다.
경기중 싸이클 체인 벗겨진것은 처음 있는 일...
그러나 생각보다 쉽게 끼워진다.
그러나 오르막에서 다시 싸이클을 타려니, 어떻게 해야 할지 답이 안나온다.
무조건 시도, 탄력이 없는 상황에서도 쉽게 클립이 끼워져 치고 올라간다.
체인이 벗겨져 늦춰진 시간을 보충하기 위해, 속력을 조금 내 본다.
그리고, 이내 또 통영의 경치에 빠진다.
"경치 좋다"
너무 경치에 취한 나머지, 마지막 죽음의 언덕에 다다른다..
여긴 최대한 탄력을 받고 쳐줘야 하는데..
이 언덕만 넘으면 바꿈터...
그동안 경치구경만 하느라 쓰지 않았던 힘을 내본다.
역시 죽음의 언덕은 힘들다.
시속 11Km 유지를 위해 열심히 기어 변속을 해 본다.
음~ 내가 너무 경치 구경만 한 것일까?
생각보다 힘이 적게든다.
싸이클을 마치고, 달리기로 접어든다.
이번에 같이 온 일행을 찾느라 천천히 걸어들어간다.
그러나, 일행은 없다.
이번 대회 사진이라도 하나 남겨야 하는데...
터벅 터벅 싸이클을 거치하고, 달리기로 접어든다.
어느덧 9시가 넘어간다.
햇볓이 조금씩 내리 쬐는거 같다.
고글이라는 거 누가 발명했는지, 상이라도 주고 싶다.
태양의 뜨거움을 고글로 가리면서, 통영의 바닷바람을 맞는다.
싸이클에서 시간단축에 대한 꿈을 접은지라, 달리기에서 굳이 욕심을 내지 않는다.
1년여 동안 달리기 주법 변경한 거 처음으로 실전에 적용을 해 본다.
"보폭을 줄이고, 발회전수를 늘려라."
실전에 적용하니, 훨씬 힘이 덜 든다.
속도도 좋다.
보통 달리기 전환후, 3~4Km 지나면 속도가 조금씩 떨어지는데... 이 주법으로 바꾸고 나니.. 그런것을 크게 못느낀다.
어느덧 달리기 반환점을 돈다.
"윽~~~ 25분"
이 페이스면 달리기 50분이다.
조금더 발을 빠르게 움직여 본다.
8Km 정도까지는 내 페이스 유지..
지금은 경치 구경할 때가 아니다.
그러나, 후반에 들어서면서 이번에 적용한 주법이 무너진다.
"그래, 이렇게 된거 라스트 스파트다."
힘이들지만, 보폭을 크게 해서 달린다.
속도감은 조금 더 있어 보인다.
하지만, 힘이 더 들어간다.
"어차피 2Km... 못먹어도 고다.."
어느새 저앞에 결승점이 보인다.
또 지인들을 찾아본다.
없다.
쓸쓸이 결승점을 통과한다.
올 대회는 사진 하나 못 남기고, 끝내는 구나..
후반 달리기 5Km 22분..
반겨주는이 없어도, 기록으로 아쉬움을 달랜다.
예년에 비해 기록은 많이 좋지 않게 나왔다.
하지만, 이번대회에서는 그동안 보지 못했던, 통영만의 색과 향 그리고, 멋을 느낄 수 있었던 대회 였던 것 같다.
김국진
수영을 마치고 나온 김준현
싸이클을 타러가는 김준현
수영을 마치고 나온 이경규
싸이클 타러가는 이경규
수영을 마친 이윤석
싸이클 타러가는 이윤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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